경남청마산악회 산행 후기모음

(2006. 12. 3) 무학산 정기산행

달리는 흑토마 2009. 8. 11. 13:43

                            무학산 정기산행        

                                                                                      조 황 래

 경남청마산악회에서 실시하는 큰 행사가 7월의 창립 기념행사와 12월의 정기총회다. 정기총회는 12월 정기산행 마치고 개최하도록 회칙에 명시되어있다. 정기총회 준비를 위한 임원단 회의를 11월 23일 ‘좋은 사람들’에서 가졌다. 이날 모임에서는 총회에 회원님들이 많이 참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 마산, 창원 근교의 산을 정하여 산행을 하고, 좀 일찍 하산하기로 했다. 임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산행지는 무학산으로 정해졌다. 총회 장소는 지난 3월 사량도 지리산 번개산행 마치고 이용한 적이 있는 진동 광암 해만횟집에서 갖기로 하고, 세부일정은 운영진에 일임하기로 뜻을 모았다. 전용버스를 대절하지는 않지만, 저녁 식사비용은 있어야하기에 산행참가비를 남자회원 25,000원 여자회원 20,000원으로 결정했다.  

무학산 산행 집결지는 중리역이고 모이는 시간은 오전 10시라는 공지가 올랐다. 참가인원에 구애받을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이번에는 나도 참가 신청을 좀 늦게 했다. 정기총회는 일반회원님들은 의결권이 없다. 그래서인지 일반회원 신청자는 거의 없었고, 산도깨비 김종만씨가 유일하게 참가 신청을 하였다.

무학산으로 올라가는 코스는 다양하게 있기 때문에 중리역에 집결하는 회원수는 생각보다도 작았다. 묘사 참석하는 사람들 때문에 고속도로 입구가 많이 혼잡하였다. 마산역전을 통과하여 서마산 인터체인지를 지나기까지 보통 10분이면 될 거리인데 30분이나 소요되었고, 택시 요금도 많이 나왔다. 미리 예상하고 서둘러 집을 나섰기 때문에 모이기로 한 시간에 늦지 않게 중리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20분을 더 기다려 30명 정도 회원이 모인 후에 산행을 시작했다. 


무학산을 중리에서 오르는 코스는 너무 여유가 많다. 경사가 완만하여 거의 산보 수준. 옛날 청마산악회 가입 초창기 시절이 생각난다. 그 때는 산길 10km 정도를 걷는 것이 나에게 너무 힘든 일이었다. 무학산 정상에서 중리역까지 5.8km라고 적혀 있는 이정표를 보고 언제 한번 도전할까 고민하다가, 마음을 먹고 날을 받아 종단한 적이 있었다. 오늘과 똑 같은 코스로 중리역에서 무학산 정상을 올랐다가 만날재로 내려왔었는데, 그 때 무사히 산행을 마치고는 정말 큰일을 성취했다고 스스로 대견해했었지~~  불과 2년 전의 일이다.


관광버스가 한 대 도착한다. 울산에서 왔다는 000산악회. 아주머니들이 낙엽이 떨어져 운치가 더하는 등산길에서 ‘우리는 이런 길이 좋아요’ 하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이 보기에도 정답다. 무학산이 우리나라 100대 명산에 그 이름을 올려놓고 있음을 아는 사람은 안다.

마산에 22년을 살면서 무학산에 수십 번을 올랐지만, ‘시루봉’이 있는 줄은 오늘 처음 알았다. 상부가 평편하게 다듬어진 시루봉은 올라가서 전망을 볼 수 있도록 철 계단이 놓여있었다. 진해 시루봉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무학산 정상 바로 아래에 우뚝 솟아 있었다.

참 이상하다~~  저렇게 큰 시루봉이 어째서 여태껏 내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까? 그만큼 산세를 보는 눈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뜻이겠지....  시루봉을 다녀오는 바람에 후미 팀과 비슷한 시간에 정상에 도착했다. 점심 식사는 한자리에 모여 같이 할 수 있었다.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둘러앉아 맛있는 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치고 만날재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산복도로 경남대학 후문 근처에 횟집에서 준비한 버스가 3시에 오기로 되어있었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는 없었다. 내려오는 거리는 약 4km 정도. 1시간 반이면 넉넉하다.

만날재는 주변을 깔끔하게 정리하여 마산의 명소(?)로 되어있었다. 옛날에는 판잣집 사이의 좁은 골목길을 통해 올라갈 수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산복도로에서 대형 버스가 바로 진입할 수 있게 2차선 도로가 설치되어있었다. 풍물놀이를 벌일 수 있는 무대도 갖추었고, 휴게 공간도 많이 만들어 놓았다. 내년 만날재 행사 때는 꼭 참석해봐야겠다.


산복도로에서 조금 늦게 참석한 회원들을 태우고 진동 횟집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3시 40분. 오늘 따라 산행대장과 총무가 집안 일로 산행을 같이 못하는 바람에 정기 총회 개최시간이 좀 늦어졌다. 총무가 참석하자 바로 정기총회를 시작했다.

식순에 따라 부회장인 내가 개회선언을 하고, 산행대장의 선창으로 산악인의 각오를 다지는 선서가 이어졌다. 이런 종류의 회의는 참석도 많이 하고, 집행도 해보았지만 오늘과 같은 이벤트는 회원님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괜찮았다. 회장님의 인사말씀 때는 집행부 모두 일어서서 회원님들께 인사도 하고 박수도 받았다.

이어서 임원 선출.

현 회장의 신임을 묻는 시간이다. 회칙 상 회장의 임기는 1년이지만, 통상 연임하여 2년을 채우고 나면 차기 회장을 선출하는 것이 관례였다. 오늘도 이도선 회장의 연임을 결의하자는 이동준 고문님의 제의가 있었지만, 곧 반대의견이 나왔다. 회칙에 따라 정회원의 추천을 받아 무기명 투표로 하자는 제안이 나온 것이다. 산적 최영주님이 전회장 김영대님을 추천하였고, 김영대님이 추천을 받아들임으로써 무기명 투표를 실시하게 되었다. 오늘 참석한 정회원은 모두 34명. 정회원이 52명이니까 과반이 되므로 절차상 아무런 하자는 없다.

준비된 투표용지에 회원 모두 기표를 하고 개표에 들어갔다. 결과는 이도선 현회장이 18표, 김영대 전회장이 15표. 기권 1표. 이로써 세표 차이로 이도선 회장의 연임이 가결되었다.

감사도 총회에서 선출하여야 한다.

산꾼 한용우님과 현 감사 서산대사 서태중님이 추천을 받았지만, 서태중님이 고사하는 바람에 한용우님이 감사로 선출되었다.

이어서 회칙수정이 이루어졌다.

총무님이 회의 자료를 만들어왔다. 청마 산악회 연혁과 117회까지 정기, 번개 산행지 현황, 월별 회비 납부현황, 결산 보고서, 산행 참가 현황 등등 무려 17페이지에 달했다. 그 자료 마지막에 회칙도 들어 있어서 회원들이 보기에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밟아 5가지 항목이 수정되거나 신설되었다.

가장 큰 관심사는 매월 셋째 주 일요일에 실시하는 번개산행을 정기산행으로 바꾸자는 내용이었다. 1년 동안 실시해 본 결과 정기산행과 똑같이 시행하면서 번개산행이라는 이름이 붙다보니 회원들의 참여도가 떨어지는 폐단이 있었고, 회계 처리에도 약간의 문제점이 발견되었던 것이다. 과반수 찬성으로 통과되었다.

그 외에 산행 답사비, 우수 회원 표창 등을 회칙에 명문화시키기로 했다. 그리고 정기산행이 월 2회로 됨에 따라 회비 인상도 불가피하였다. 월 회비는 그대로 두고, 산행비를 정회원은 15,000원에서 18,000원으로, 일반회원은 18,000원에서 20,000원으로 올리기로 했다.

번개산행은 임원이 고지 할 수 있었는데, 정회원은 누구나 고지할 수 있도록 수정했다. 회칙수정을 마치고 정기총회 폐회를 선언하고서야 식사를 할 수 있었다. 회의가 두 시간 가까이 계속되는 바람에 싱싱했던 회가 맛을 잃었다. 각 테이블마다 회가 많이 남았다. 아까워라...


식사 마치고 2부 노래방 시간이 주어졌다.

이도선 회장님의 연임을 축하하고, 회원들 모두 그 동안의 노고를 치하하면서 제법 술잔을 기울였다. 백곰 백인기님이 총대를 멨다. 마이크를 잡을 때마다 반강제(?)로 수금을 하는 방법으로 꽤 많은 돈을 모아서 저녁 식사비용에 충당했다. 참석한 회원 모두가 얼큰하게 취하고서야 판을 접을 수 있었다.


아침에 드신 캔커피는 어빠 임채성님이 준비하셨어요.

저녁에 드신 과일(귤과 방울토마토)도 구름 나그네 조붕규님과 전정순님이 마련하였어요. 감사합니다. 

총회 끝내고 나누어드린 타월은 아남들 이동준 고문님이 스폰서하셨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 정회원으로 가입 신청하신 산도깨비 김종만씨. 정말 반갑습니다. 앞으로 쭉 청마와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내년에는 지리산 종주도 같이 하고요.

표창장을 받으신 송도 박규성님도 축하합니다. 무거운 카메라를 손에 들고 산을 누비면서 회원님들 예쁜 모습 담아주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우리 청마산악회의 큰 자랑이 아닐 수 없어요. 이렇게 자기희생을 아끼지 않는 분들이 있으니까 우리 청마는 더욱 발전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어제도 말씀드렸지만, 현재 정회원은 52명. 그 중 남자가 31명, 여자가 21명입니다. 정회원이 100명 정도 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계속 새로운 얼굴들이 영입되어야 산악회가 더욱 활기를 띄게 되지 않을까요.

회원님들 모두 관심을 가져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오늘따라 날씨가 매우 추웠어요.

귓가에 스치는 바람이 차갑게 느껴졌고, 장갑을 낀 손도 얼얼했네요. 다음 산행 때는 추위가 더 기성을 부릴 텐데 걱정입니다. 하긴 겨울이 추워야 겨울답죠...  건강관리 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