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청마산악회 산행 후기모음

(2009. 9. 20) 금수산 정기산행

달리는 흑토마 2009. 9. 21. 21:44

 

                                                  금수산 정기산행

                                                                                                                           조 황 래

9월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는 天高馬肥(천고마비)가 아닐까.

하늘은 높아지고, 말이 살찐다는 가을!! 어찌 말만 살이 찔까? 풍요로운 가을, 결실의 계절을 맞아 가을의 산천은 경이로운 모습으로 변신을 시도하면서 우리들을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암, 당연히 산행의 유혹을 받아들여야지..... 그런데 우리가 알고 있는 ‘천고마비’의 원래 의미는 좀 다르다. 가을이 되어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찌면 중국의 북방민족 흉노족의 침입이 우려되기 때문에 국방 경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었다나. 그건 그렇다 치고~~

이맘때가 되면 고속국도는 차량행렬로 북새통을 이룬다. 10월 초 추석 명절을 앞두고 조상님 산소 벌초 행사가 전국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오늘이 절정을 이루었다. 금수산 산행은 다음으로 미루고 가까운 산을 찾는 것이 훨씬 나을 뻔했다. ㅎㅎ


금수산은 월악산 국립공원 최북단에 위치한 해발 1,016m의 우뚝한 산으로 가을 경치가 빼어난 아름다운 산이다. 우리 청마산악회에서는 두세 차례 금수산을 다녀올 계획을 세웠으나 그때마다 일이 꼬여 산행을 하지 못하였다가 오늘에야 목적을 이룰 수 있었다. ‘인기100대 명산’중에서 60위(‘한국의 산하’ 1년간 접속통계에 의한 순위)를 차지하는 산으로 울창한 숲으로 경관이 수려한 금수산은 가을산행이 더욱 인기가 있다.


아직도 가을이라고 하기에는 좀 이른 감이 있다. 하지만 일기예보에서 기온이 2~3도 내려가겠으니까 유의하라는 방송이 나오는 바람에 산행복장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잠시 고민을 했다. 낮에는 다시 30도 가까이 기온이 오른다고 하니까 여름 복장으로 산행을 해도 되겠다. 아침에는 약간 쌀쌀한 느낌이 들었지만 그런대로 괜찮았다.

 이번에도 정원을 채우기가 어렵겠다는 판단으로 교차로에 산행안내를 내었다. 지난번과 같은 단체손님 신청은 없었고, 세 사람이 손님으로 초대되었다. 여러 방면으로 수소문을 해보았지만 40명 정원을 채우기가 만만치 않다. 만차가 되면 좋지만, 좌석이 조금 남아도 그렇게 애쓰지 말자. 총 35명이 금수산 산행을 하게 되었다.


구름이 조금 끼었지만, 산행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씨다. 마산역전에는 관광버스가 넘쳐난다. 저 많은 버스에 사람들이 다 탈지~~~ 글쎄...

벌초 차량들 때문에 버스 움직이기가 수월치 못하다. 창원에서 마산까지 오는데 4,5분 늦었는데, 중리까지 가면서도 15분 이상 지체되었다. 오늘 산행 심상치 않겠는데...

중리에서 나머지 회원들을 태우고 구마고속국도로 달렸다.

현풍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식사를 못한 회원들은 간단히 요기를 하였다. 현풍휴게소에서는 보통 이 시간에 우리의 흘러간 노래가 방송되고 있다. 오늘도 7080 노래들이 구슬프게(?) 메아리친다. 이런 노래는 입속으로 따라 흥얼거리기가 쉽다. 어깨도 절로 들썩거려지고. 이제 우리는 어쩔 수 없는 쉰세대(?)인가보다.


대구로 접어들자 차량 속도가 급격히 느려진다. 와이고~~~  어디까지 이런 정체 현상이 지속 될지....  뒤편에서 가까운 비슬산이나 화왕산으로 방향을 돌리자고 한다. ㅎㅎㅎㅎ  이것 참 큰일이네...  그래도 꽉 막힌 정체 상태는 아니고, 버스는 천천히 가고 있으니 다행이다. 30~40분 정도 그렇게 했을까? 터널을 하나 지나니 길이 뚫렸다. 시간상으로 벌써 1시간 이상 지체되었다. 오늘 스케즐은 처음부터 상당히 어긋나고 말았다.


11시 30분이 조금 지나서 산행 들머리 상학주차장에 도착했다. 생각보다 버스, 승용차가 별로 없다. 산행 시간이 지나서 그런가? 간단히 맨손체조를 하고 산행을 시작했다. 금수산은 주차장에서 보니 높이가 얼마 아닌 것 같다. 해발 760m인 무학산보다도 훨씬 낮게 보인다. 해발1,016m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엄연히 1,016m라는 설명이 되어 있으니 믿을 수밖에. 상학주차장이 해발 400m이니까 600m를 올라야하는데, 거리는 2.3km로 되어있으니 오늘도 급경사를 피할 수가 없겠다. 

마을로 접어들어 대비사 입구를 지나 조금 올라가니 요상한 공원이 있다. 여기에는 커다란 남근석이 있다. 하얀 화강석을 깎아 남자의 성기 형상의 남근석을 음기가 강한 금수산의 기운을 상쇄하기 위하여 세웠다는 설명이 있다. 상태로 보아 만든 지 그렇게 오래되지는 않은 것 같다. 남근석 앞에는 둥근 구멍 형태의 여근석도 있다. 재미있게 만들었구나.

예상대로 경사가 심하다. 그렇지만 이런 길을 즐기면서 걷는 것이 건강에 아주 좋다. 당연히 발과 무릎의 각도가 커지고, 그만큼 내장에 가해지는 압박도 심하겠지. 내장기관도 많이 움직여 줄수록 더욱 튼튼해진다고 하니 경사가 급할수록 건강에 도움이 많다는 말씀. 바람이 거의 없다. 땀은 비 오듯 쏟아지고. 분명 아직은 가을이 아니다.

한 시간 정도 올라가니 살바위고개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300m 남았다. 금수산 정상은 좁아서 많은 사람을 수용할 수 없다. 근처 공터를 찾아 점심식사를 하였다. 땀을 많이 흘리면서 갈증에 물을 많이 마셨더니 이번에도 밥 생각이 별로다. 그러나 판을 벌리면 한 그릇은 쉽게 소화할 수 있다. 각자 알뜰히 준비한 식단이 한 곳에 모이면 멋진 뷔페가 된다. 식사량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지만 이제부터는 확실히 하기로 했다. 중요한 것은 밥을 적게 먹는 것이다. 반찬은 조금 낫게 먹어도 괜찮은데, 밥은 몇 술만 더 떠도 오후 산행이 힘들어진다. 용감하게도 1/3은 남기고 일어섰다.


식사를 마치고 금수산 정상으로 갔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왜 금수산인지 확실하게 해주었다. 충주호가 그림처럼 펼쳐져있고, 멀리 월악산 영봉이 황소의 뿔처럼 바라보인다. 시야에 보이는 그림들이 거의 대부분 월악산 국립공원이라고 보면 되겠다. 정말 아름다운 우리강산이다. 단풍이 들면 자태는 더욱 화려하리라.

하산 길로 접어들었다. 얼음골재로 간다고 방향을 잡았지만, 약간 오차가 생겨서 조금 (아주조금) 돌아왔다. 금수산이 제법 유명한 산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이정표가 귀하다. 거리가 얼마나 남았는지 가름하기 어렵다. 한참을 내려오니 자갈밭이 나온다. 여기가 얼음골인가보다. 찬 기운이 나오는지 손을 대어 봐도 잘 모르겠다. 날씨 탓인가. 계속 내리막길이라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능강계곡을 따라 내려왔지만, 계곡에는 물이 별로 없다. 지난여름 비가 많이 내렸지만 가을 가뭄이 계속된 지 제법 되었구나. 간혹 나타나는 도랑물 수준의 물에서 세수를 할 수 있었다.


5시가 조금 넘어 산행이 완료되었다. 금수산은 힘들게 올랐지만, 내려올 때는 일관되게 내리막이라 수월했다. 선두와 후미의 시간차이가 별로 없었다.

오늘 뒤풀이는 국수.

산이 부회장의 국수솜씨는 단연 돋보인다. 국수에 붓는 국물 맛은 어디에 내어놓아도 손색이 없다. 좋은 자리 잡아 국수집을 열어도 손님이 버글버글할 텐데~~~~ㅎㅎㅎㅎ 우리 회원님들은 물론, 처음 산행에 참석한 손님들도 모두 맛이 좋다고 입이 마르도록 칭찬이다.

나는 두 그릇을 깔끔하게 비우고서야 일어섰다.

귀가 길에 금월봉휴게소에 들렀다. 여기서 우리나라에도 이런 바위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농부가 밭을 고르다가 발견했다고 하는데, 나타난 바위는 보통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공사를 한다고 출입금지 팻말이 붙어있어서 더 이상 올라가보지는 못하였지만, 정말 희한한 바위를 구경하였다.

올 때와 마찬가지로 갈 때도 정체가 심하였다. 영주, 안동, 군위, 대구까지 상당한 거리를 속도를 내지 못하는 바람에 1시간 30분 이상 늦었다. 11시가 넘어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


역시 이번 산행도 아주 즐거웠습니다.

오며가며 고속국도 정체가 심하여 몸은 좀 피곤하였지만, 금수산의 멋진 조망을 통하여 충분히 보상받았죠. 충청북도에 있는 산들은 개인적으로는 접근하기 어렵지만, 청마산악회를 통하여 기회를 잡을 수 있음을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아침에 드신 흰떡은 이정수님이 준비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회원가입하신지 얼마 되지 않은 ‘싼돌’ 김인석님과 ‘치술령’ 이영희님도 합작으로 아이스크림을 사오셨네요. 두 분을 청마산악회에 소개하신 민병학님의 어깨도 조금 더 올라갔어요. ㅎㅎㅎ 감사합니다.

술도 적당히 하면 약이 된다던데~~~ㅎㅎㅎ 기분 좋게 마시다보니 술이 조금 부족했죠? 이럴 때는 ‘우리의 호프’ 강대우님이 한턱 쏩니다. 감사합니다.

최영주님의 손님으로 참석하신 김여사(아직 통성명을 못하였네요)님도 두 번째 참석하셨네요. 다음에도 후배들과 같이 산행에 참석하겠다는 약속을 하셨어요. 자주 만납시다.

교차로 손님으로 참석하신 박외철님은 산악회 분위기가 참 좋다고 하시더니 오늘 회원가입 하셨네요. 정말 반갑습니다. 뒤풀이할 때 인사를 나누면서 연세를 물었더니 올해 6학년 8반이래요. 대단하세요. 자주 참석하시어 산행의 경험담을 많이 나누어주시기 바랍니다.

부르기 어렵게 ‘휠릴리’라는 대명으로 청마에 가입하신 노태권님은 깊은바다님의 초등학교 동창이랍니다. 벌써 서너 차례 참석하였죠. 산행 실력이 보통은 넘는 것 같은데....  자주 참석하세요. ㅎㅎ

‘실미도’ 최종훈님도 반가웠습니다. 항상 믿음직한 모습입니다. 자주 만납시다.


다음 10월 첫째 주는 추석이라 정기산행은 없습니다. 10월 둘째 주는 수도기맥 마지막 코스가 번개산행으로 준비되어있습니다. 지난 1월 첫째 주 시산제 올렸던 대덕산 산행 기억하시죠? 대덕산 삼도봉이 수도기맥 출발점이었어요. 매월 한 차례씩 등정하여 오는 10월 11일 마지막 10구간을 정복하게 됩니다. 꾸준히 성원하여 주신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많이 참석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10월 셋째 주 정기산행은 발표한대로 설악산입니다. 아직 정확한 코스를 정하지 못하였네요. 결정되는 대로 공지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청마와 함께 설악산을 세 번 다녀왔어요. 2004년 10월 처음으로 설악산 산행을 하고 나서 그 감동을 오래 간직하고파 그때부터 산행후기를 적게 되었답니다. 산에 오를 때는 힘들고, 사람이 많아 짜증도 났지만, 설악산이 주는 황홀함은 해가 지나도 지워지지 않고 오히려 더욱 부풀어 가는 것 같네요. 작년에는 여건이 맞지 않아 포기했지만, 올해는 꼭 다녀오고 싶었습니다. 많이 참석하시기를 기대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