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청마산악회 산행 후기모음

(2011. 8. 21) 제천 북바위산 정기산행

달리는 흑토마 2011. 8. 24. 10:27

 

              제천 북바위산 정기산행

                                                                               조 황 래

여름휴가를 마치고 맞이한 8월 셋째 주 정기산행. 이번 산행은 충북 제천에 있는 북바위산이었다. 7월 셋째 주와 8월 첫째 주는 여름휴가와 겹쳐서 정기산행을 포기하였다. 7월 첫째 주도 창립기념 산행이라 산행거리는 짧았으니 거의 두 달 동안 산행다운 산행을 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중간에 번개산행을 시도하기는 하였지만 산행보다는 관광에 치중하였고~~ 온몸이 근질근질... 정기산행을 많이 기다렸다. 그러나 이맘때면 추석맞이 벌초 때문에 좌석 채우기가 만만찮다. 특히 올해는 추석이 9월 12일이라 다음 9월 첫째 주 정기산행에서도 참석인원이 어떻게 될지 걱정이 된다. 우리 청마산악회 인터넷 홈페이지 상으로 겨우 30명이 산행참가 신청을 하였고, 중리에서 노길상님과 한용우 부회장의 노력으로 ‘제로’ 이용섭님이 참석하는 바람에 33명이 제천 북바위산으로 떠나게 되었다.

 

충청도로 가는 것은 제법 오랜만인 것 같다. 2010년 5월에 문경 ‘악휘봉’을 다녀오고 난 다음 지금 가고 있으니 15개월만이네. 45번 고속국도를 타고 문경까지 가서 수안보를 지나 월악산 국립공원으로 들어가니까 북바위산이 나온다. 마산역 기준으로 3시간 30분이나 걸렸다. 어제는 일찍 집을 나와 거제도에서 처가 가족들과 점심식사하고, 저녁에는 동창모임에 참석하느라 좀 피곤했는데... 북바위산 들머리에 도착할 때까지 잠을 실컷 잘 수 있었다.

 

‘북바위산’이라는 이름이 나에게는 생소하다. 월악산 국립공원이라 해도 북바위산을 찾는 사람이 그렇게 많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는데 들머리 ‘물레방아 휴게소’에 도착해보니 의외로 산행 버스가 많이 주차되어 있었고 사람들이 많아서 혼잡스러웠다. 하차하여 물레방아를 배경으로 단체사진을 찍고 바로 산행을 시작했다. 여기는 원점회귀 코스라 하산하면 바로 이곳으로 내려오게 되어있다. 원점회귀 산행은 길을 잃을 염려가 없어서 좋다. 가다가 안 되면 왔던 길로 돌아가면 항상 버스가 기다리고 있으니까~~~ㅎㅎ

 

북바위산은 베를 짤 때 실 사이를 들락거리던 북을 닮았다고 ‘북바위’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하는데.... ‘북’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면서 아무리 쳐다봤자 그저 거대한 바위산이 눈앞에 버티고 서 있을 뿐이다. 전국에서 모인 산꾼들과 섞여서 정상을 향해 올라가기 시작했다. 7월 한 달 내내 비를 뿌렸고, 그것도 부족하여 8월 중에도 계속 비가 내리는 바람에 언제 해가 났는지 기억도 아물 하건만 오늘은 해가 눈부시다. 정말 희한한 일이다. 어떻게 우리 청마가 산에 간다고 하면 오던 비도 그치는지... 땀을 제법 많이 흘리면서 산을 올랐다. 이 산에는 소나무가 많다. 특히 바위틈으로 뿌리를 내린 소나무 몇 그루가 눈에 띈다. 이렇게 척박한 환경에서 저렇게 훌륭한 나무로 성장하다니... 놀라운 생명력이다.

 

정상까지는 3km정도 되었나보다.

10시 50분에 산행을 시작했기 때문에 1.5km지점을 통과할 무렵 이미 12시가 넘었다. 선두로 가던 한용우 부회장이 자리를 잡았다. 우리 식구가 모두 모여 식사를 할 수 있겠다. 밥상을 펴고 반찬을 꺼내는 손길이 가볍다. 민병학 총무 팀에서는 버너를 피워 별도의 별미를 준비한다. 산에서 먹는 음식은 뭐든지 맛이 있지만, 집집마다 정성껏 싸온 반찬을 음미하는 재미도 솔솔하다. 반주도 한 잔 곁들이면 오늘 산행 목표의 50%는 달성한 셈이다.

맛있게 식사하고 나면 마지막 단계로 나는 여성회원들에게는 ‘가글’을 한잔씩(?) 돌린다. 별 것 아니지만 청마 산행에 동참해서 고맙다는 표현을 이렇게나마 하고 있다. 우리 청마에서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자평한다. ㅎㅎㅎ

 

식사를 마치고 1.5km남은 정상을 향해 전진했다. 남은 구간은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경사도 심하지 않았고 계단도 있어서 수월했다. 처음 들머리에서는 사람들이 많아서 산행하기 힘들겠다고 예상했는데, 산이 넓어서 그런지 산행하는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져서 정체도 없었고, 시간도 많이 걸리지 않았다. 1시 40분경 북바위산 정상에 도착하였다.

에게!! 산 정상이 이게 뭐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산치고 정상에 반듯한 정상석도 없이, 누군가 조금 큰 돌을 세워 거기에 매직펜으로 정상이라 표시해 놓았다. '뫼악동 1.9km, 물레방아 3.0km, 북바위산 정상 해발 772m'라는 이정표가 공식적으로 이곳이 정상임을 알려주는 유일한 표식이었다. 이 동네는 산악회도 하아 없나? 아님 우리 청마에서 하나 세워 놓을까?

전망은 정말 좋다. 멀리 보이는 산이 월악산인가보다. 이때 이도선 고문님이 계시면 산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있을 텐데.... 지나오면서 본 것 이 ‘영봉’같기도 한데~~ 산과 산을 연결하는 내공이 부족하여 어디가 어딘지 잘 모르겠다.

 

하산을 시작했다. 여기서부터는 내리막길이라 어려운 코스는 없다. ‘사시리 계곡’의 멋진 ‘소’는 하산을 시작한 지 한 시간 정도 내려가서 만났다. 물도 깨끗하고 넓어서 ‘알탕’하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였다. 망설일 이유가 없지. 이래서 여름에는 아쿠아 등산화를 신어야한다니까. 카메라와 지갑, 휴대폰을 배낭에 넣어놓고 그대로 입수~~~ 아휴, 정말 시원하다. 이런 맛에 여름산행을 기다린다니까. 물이 쏟아져 내리는 곳에서는 추워서 오래 있을 수가 없다. 30분 정도 알탕의 묘미를 제대로 느끼고 내려왔다. 9월 초에도 알탕을 할 수 있을까? ㅎㅎ

 

4시 조금 지나서 하산 완료. 오늘 뒤풀이는 노은주님이 준비한 ‘닭도리탕’. 중형 냄비에 온갖 양념으로 맛을 낸 닭도리탕이 준비되어있었다. 밥도 조금 준비해 와서 비벼서 한 그릇 맛있게 비웠다. 여러 가지 재료들이 주인을 잘 만나니까 이렇게 맛이 좋은 음식으로 다시 태어난다니까~~~ㅎㅎ

 

버스를 타고 오면서 내내 롯데 야구를 보았다. 4,5월에는 영 가망이 없어서 올해는 롯데에 대한 믿음을 포기한다고 선언했는데, 요즈음 롯데는 제정신이 아니다. 7,8월에 성적이 수직 상승하더니 지금은 내심 SK와 기아를 밀어내고 2위까지도 노려볼만하다. 오늘도 홈런 3개로 SK를 9:1로 물리치고 4위를 굳건히 지켰다.

 

요즘 나는 사는 것이 참 즐겁습니다. 오늘도 이렇게 멋진 산행을 하고 왔으니까요.

북바위산이 이름이 생소하여 어떨지 걱정을 조금 하였는데 완전 기우였어요. 산행거리도 적당하였고, 산세도 정말 좋았죠? 계곡에서 올여름 마지막 알탕 멋지게 하였고요. 너무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새로 정회원 가입하신 두 분. 정말 축하합니다. ‘좋은 사람들’을 인수하신 양민희님은 산행도 수준급이었어요. 그리고 덴소의 이을규님도 오래 전부터 청마와 함께하였는데 드디어 입성하셨네요. 두 분 다 많은 활동 기대합니다.

산행의 피날레!! 노은주님의 뒤풀이 닭도리탕은 칭찬을 얼마나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30~40명이 먹을 음식을 준비하려면 예사 수고가 드는 것이 아닐 텐데~~ 앞으로도 잘 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오늘 아침에 드신 약밥과 음료수는 ‘싼돌’ 김인석님이 준비하셨어요. 약밥 만든 솜씨가 예사롭지가 않았어요. 어디에 그런 전문가가 있는지~~~ 잘 먹었습니다. 그런데 김인석님은 얼마 전에도 하셨는데.... 감사합니다.

 

6월에 친구들과 청산도에 다녀왔답니다.

밤에 섬에서 하늘을 보니 별들이 어떻게나 많든지... 그 많던 별들이 서로 얘기하겠다고 시끄럽게 싸우더라고요. 별들의 싸우는 소리를 다시 듣기 위하여 오는 토`일요일(8월 27~28일) 보길도에 다녀올 계획입니다. 참석 가능한 회원님들은 번개산행에 댓글 달아주세요.

 

다음 산행은 완주 대둔산입니다. 기록을 보니 2006년 3월 5일 제 109차 정기산행으로 다녀왔어요. 이도선 고문님이 회장을 있을 때네요. 이번에 다녀오면 그 때와 또 다른 감흥으로 후기를 적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니 많이 기다려집니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벌초 때문에 못 오실 회원들이 많지 않을지 걱정입니다. 벌초는 토요일 하면 안 될까요? ㅎㅎ

건강한 모습으로 만납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