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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0. 19) 노인봉 정기산행

달리는 흑토마 2014. 11. 6. 10:59

 

              오대산국립공원 노인봉 정기산행

                                                                                    조 황 래

너무나 좋은 날을 택하여 강릉 노인봉을 다녀왔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고운 날씨...... 하늘은 푸른빛으로 물들고, 산을 울긋불긋 단풍으로 수를 놓고~~ 요즈음이 일 년 중에서 가장 멋진 계절인 것 같다. 이런 멋진 계절을 온몸으로 느끼려면 역시 등산이 최고지. 노인봉이 있는 강릉까지 가려면 마산 역에서 5시간은 잡아야 한다. 왕복 10시간의 긴 여정이라 장거리 버스를 타는데 익숙지 못한 사람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그 정도의 고통을 기꺼이 감내할 수 있어야 풍요로운 가을의 단맛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좋은 계절에 노인봉을 오를 기회는 그렇게 많지 않다. 우리 청마산악회에서도 지난 20049월에 한 번 다녀온 적이 있으니까 꼭 10년 만에 다시 가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따라서 정기산행 공지를 올리면 빠른 시간 내에 참석자가 넘쳐나리라 기대에 부풀었는데~~ 세상일이 내 생각대로 돌아가지 않는구나. 제법 시간이 흘러도 우리 회원님들의 참석숫자는 10명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이럴 수가 있을까? 여총무의 참석자 명단에는 정보지 교차로를 통해 산행에 참석하겠다는 손님들만 북적거릴 뿐이었다. 마음은 못내 아쉬웠지만 버스는 만차로 갈 수 있을 것 같구나. 들고 나는 사람들이 조금 있어서 최종 42명으로 확인되었다.

 

거리가 먼 관계로 평소보다 1시간 일찍 버스를 출발시켰다. 이렇게 서둘러도 오늘밤 안으로 귀가할 수 있으면 운이 좋은 날이다. 오대산 바로 위에 있는 설악산은 무박2일로 일정을 잡아야 하니까....

610분경 마산우체국을 통과한 버스는 중리에서 마지막 손님을 태우고 구마고속도로를 달렸다. 대구를 지나 55번 중앙고속도로를 따라 가다가 안동휴게소에 들러 잠시 휴식을 취했다. 그리고 다음 휴게소는 횡성휴게소. 여기서는 관광버스 행렬이 끝이 안보일 정도로 주차되어 있었고 엄청나게 많은 관광객들이 휴게소를 점령하고 있었다. 주변 산의 나무들은 울긋불긋 단풍 옷으로 갈아입었다. 설마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두 노인봉으로 가는 것은 아니겠지.... 11시가 다 되어 노인봉 들머리 진고개에 도착할 수 있었다.

 

10년 만에 다시 방문하는 진고개라 처음 온 것이나 다름없었다. 여기는 해발 900m 정도 되었나? 제법 높다 보니 진고개휴게소는 단풍철은 살짝 지나고 낙엽만 뒹굴고 있었다. 서서히 겨울 채비를 하는 모습이었다.

모두 하차하여 배낭을 챙기고 산행 준비를 서둘렀다. 주인은 몇 안 되고 대부분 손님들이다보니 한자리에 모이기가 쉽지 않았다. 가까이 있는 사람들만 모아서 간단히 사진촬영을 하고 노인봉을 향하여 출발!! 노인봉까지 3.9km라고 적힌 이정표가 보였다. 2시간은 가야겠는데~~ 그러나 코스가 쉬워서 힘들지는 않겠다. 노인봉가는 길은 아예 단풍이 없구나. 얼마 전 뉴스에 설악산 단풍이 절정이었다고 하던 것 같았는데 불과 며칠 사이에 이렇게 변하다니... 단풍이 남쪽으로 내려가는 속도가 상당히 빠른 것 같았다.

노인봉이 해발 1338m라 상당히 높은 산이다. 하지만 진고개에서 시작하니까 나이에 상관없이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이다. 오늘도 60세가 넘은 노인(?)들이 운동화신고 산행하는 모습이 제법 보였다.

 

1시간 남짓 오르니 점심식사 시간이 되었다. 10여명 우리 회원들만 있으니까 그렇게 넓지 않아도 된다.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깊은바다님은 오늘 학교에서 실시하는 성지순례’ 12일 행사에 참석하느라 산행에는 참석을 하지 못했다. 점심식사를 고민하더니, 이경란님께 도시락을 하나 더 부탁을 했단다. 오대산이 국립공원이어서 산에서 취사도구를 사용할 수도 없기에 염체불구하고 싸온 도시락을 맛있게 먹었다.

 

다시 노인봉을 향하여 길을 잡았다. 진고개휴게소에 승용차와 관광버스가 많이 주차되었던 것에 비하여 산행 길이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았다. 산이 크고 넓어서 그런가? 어쩌면 건너편 동대산이나 상왕봉으로 올라간 사람들도 많은가보다. 오후 1시 조금 지나 노인봉에 올랐다. 정상에는 완만하고 기묘하게 생긴 화강암 봉우리가 우뚝 솟아있었다. 이 화강암 봉우리가 멀리서보면 백발노인과 같이 보인다고 하여 이름을 노인봉으로 지었다는 설명이 있었다. 동쪽으로 멀리 보이는 산이 황병산이고, 그 뒤에 보이는 것은 용평리조트란다. 인증샷을 날리고 내려왔다. 노인봉 대피소에서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하산을 시작했다.

 

이제부터 소금강분소까지 9.3km를 내려가야 한다. 오르막은 별로 없고 거의 모두 내리막이기 때문에 어렵지는 않겠지만 9km가 넘는 거리라 힘은 좀 들겠다. 꼬불꼬불 만들어 놓은 안전 계단을 지나고 제법 내려오니 물소리가 들렸다. 가을이라 물소리는 요란하지는 않았지만 처음 마주친 이곳이 낙영폭포로구나. 여름에 물이 많을 때는 제법 볼만하겠는데.... 10년 전에 여기 처음 왔을 때는 9월 초였기 때문에 내려가다가 날씨가 더워서 알탕을 했던 기억은 나는데 어느 지점이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때도 이곳이 국립공원이라 눈치는 보였지만 사람이 많지 않아서 얼른 한탕(?)하고 나왔다. 어디쯤이었을까??

 

해발1000m 고지를 지나고, 700m 지점을 통과해서야 단풍이 보이기 시작한다. 산 정상과 중턱의 기온 차이가 많은가보다. 정상 부근은 그야말로 황량한 기분마저 들었지만 내려올수록 제법 괜찮은 풍경을 연출하고 있네... 그렇지만 소금강계곡의 단풍을 절경이라고 까지 표현하기에는 좀 미흡한 느낌이었다.

광폭포를 지나고 조금 더 내려가니 약간 경사진 넓은 바위가 나타났다. 이름하여 백운대’. 소금강계곡의 멋진 절경중 하나라고 한다. 작은 돌 위에 거대한 바위가 올려져 있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만물상은 보는 시각에 따라서 여러 가지 모습으로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마치 큰바위얼굴같은 느낌이었다. 어떻게 보면 귀신 얼굴 같기도 하고....

구룡폭포는 먼발치에서 보고 내려왔다. 일일이 다 보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다리도 조금 피곤하고. 옛날에는 용이 흔했나보다. 여기서 용 아홉 마리가 나와서 폭포를 하나씩 차지했다고 하니~~ㅎㅎ

식당암이라는 이름은 뭔가 좀 어색하다. 마의태자가 군사를 훈련시키면서 식사를 하던 곳이라고 하고, 율곡 이이가 식사했던 곳이라고도 하고...

 

9.3km 소금강계곡 트레킹을 마쳤다. 내려올 때는 일부구간 병목현상이 생겨서 시간이 조금 지체되기도 했지만 무난하게 내려왔다. 세 시간 남짓 걸렸나보다. 뒤풀이는 금강산채전문식당에서 비빔밥을 먹었다. 소주도 몇 잔 돌았지만 게스트가 많다보니 건배 제의할 분위기도 아니다. 서둘러 식사를 하고 나왔다. 식당을 이용하니 뒤치다꺼리가 없어서 좋다.

 

오늘도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좋은 산, 좋은 단풍과 멋진 계곡.... 그렇지만 회원 숫자가 적다보니 그다지 흥겹지는 않네요. 어쨌거나 우리 회원님들이 많이 참석하여 자리를 채워주셔야 더욱 즐거운 산행이 되겠습니다.

아침에 드신 김밥은 배현숙님이 준비하셨어요. 감사합니다.

이번 산행은 정보지 교차로 효과를 톡톡히 보았습니다. 교차로를 통해 접수한 사람이 20명이나 되었네요. 절반에 가까운 숫자였어요. 오대산 노인봉의 유명세 때문에 이번 산행은 적자를 면할 수 있었나봅니다. 앞으로도 교차로를 적적히 이용할 필요는 분명 있습니다. 신입회원 확보하는 통로가 될 수도 있겠지요.

 

다음 산행은 대둔산입니다. 전라북도와 충청남도를 가르고 있지요. 기울기가 70도에 육박하는 철계단도 있고, 높이 70m, 길이 50m인 금강구름다리도 유명합니다. 우리 청마에서도 당연히 다녀왔던 산입니다. 기록을 보니 20063월에 갔었네요. 아주 볼거리가 많았던 산으로 기억합니다. 우리 회원님들 많은 참석을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