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청마산악회 산행 후기모음

(2016. 12. 4) 제342차 정기산행 및 제17차 정기총회

달리는 흑토마 2016. 12. 9. 09:24

       제342차 정기산행 및 제17차 정기총회

                                                                               조 황 래

태복산? 태복산이 어디 있지? 마산 창원에서 32년을 살았지만 아직도 모르는 산이 있었네~~ 개인적인 일뿐 아니라 회사 일로도 명곡동 근처는 갈 일이 없다보니 명곡동과 봉림동 뒤편에 있는 산이 해발 250m태복산임을 인터넷 검색을 해보고서야 알았다. 산행공지를 보니 산행거리는 4.5km로 표시되어 있어서 산보수준의 가벼운 산행이 되겠다. 명곡도서관 앞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태복산 정상을 돌아서 봉림동 봉림상가 내 어멍 제주 흑돼지촌으로 집결하도록 되어 있었다.

 

정기총회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산행에 참석하는 회원숫자가 너무 저조하다. 정회원뿐 만아니라 일반회원도 참석하여 정기총회를 축제의 마당으로 승화시켜 함께하면 좋으련만.... 46명 정회원 중에서 26명이 참석하는 초라한 모습이다. 그렇다고 중요한 집안일을 제쳐놓고 참석을 강요할 수는 없으니 답답함을 가눌 길이 없다. 그래, 숫자에 너무 연연하지 말자...

 

산행하면서 마실 막걸리는 담아가야지. 배낭만 하나 준비하여 830분에 집을 나섰다. 서은정님, 이정애님, 강미선님 등 가는 길에 동승할 수 있는 회원들을 차에 태워서 집결지 명곡도서관으로 갔다. 우리가 조금 늦었나? 박규성 수석부회장 부부와 총무 부부가 먼저 와서 큰 냄비에 어묵을 끓이고,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뜨거운 물도 준비하고, 떡도 나누어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다. 따끈한 어묵 한 그릇에 막걸리 두어 잔이면 배가 벌떡 일어난다. 어묵 국물이 맛이 있어서 한 그릇 더 먹었다. 강총무 솜씨인줄 알았더니 김상복 부회장이 직접 준비했다고 한다.

 

9시 반에 산행을 시작했다. 태복산은 나지막한 야산이라 전혀 부담이 없다. 무학산 둘레길의 연장이라 해도 되겠다. 20분쯤 올랐을까. 여기도 중간에 사람들이 쉬면서 운동도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어 놓았다. 이미선 회장이 대형 훌라후프를 가볍게 돌리면서 관록(?)을 과시한다. 벤치에 앉아서 밤막걸리를 꺼내어 잔에 따르니 금방 한 병이 동이 난다. 나중에 총회 마치면 또 제법 마실 텐데, 산에서는 조금 적게 마시자. 30분쯤 걸으니 바로 태복산 정상이다. 일요일이라 사람들이 제법 북적거린다. 여기는 해맞이 제단도 만들어 놓았다. 옆에 걸어놓은 플래카드에는 신년 해맞이 행사를 한다고 적혀있었다. 무학산 정상까지 힘들게 올라갈 필요 없이 설 아침에 이리로 와서 해맞이도 하고 떡국도 한 그릇 먹는 것도 괜찮겠는데. 해맞이 제단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하산하기로 했다.

하산 길도 여러 갈래다. 바로 내려가는 것보다 걷는 거리를 조금 더 늘리도록 약간 우회하여 내려갔다. 약수터에서 물도 한 모금 마치고, 귤 하나 까먹고... 산이 낮다보니 조금만 내려가니 바로 아파트 단지가 보였다. 아스팔트 도로로 연결되는데... , 창원CC로 올라가는 도로구나. 봉림동 LH아파트, 피닉스포레 아파트가 있는 곳이다. 이곳이 개발되기 전에는 회사 동료 집이 근처에 있어서 토요일마다 텃밭에서 삼겹살 구워먹곤 했는데~~ 1994년 여름이었으니 20년도 더 되었구나.

 

봉림상가는 쉽게 눈에 띄었다. 2층으로 올라가서 자리를 잡으니 집행부 요원들이 준비를 다 해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조금 늦게 오는 회원들이 모두 참석한 것을 확인하고 식순에 따라 총회를 진행하였다.

시상식에서 김상복 부회장은 5년 연속 개근하여 특별상을 받는 영광을 안았다. 5년 동안 매월 첫 째, 셋 째 일요일에 빠지지 않고 산행에 참석하였다는 것은 정말 아무나 할 수 없는 특별한 일임에 틀림없다. 보통사람들은 상상하기 쉽지 않은 대단한 일을 해 냈다. 부상으로 받은 상품은 부피가 제법 큰 것으로 보아 등산화를 선물로 받은 것 같다.ㅎㅎ

홍보상은 손병연님과 김현자님이 받았다. 게스트를 많이 모시고 오신데 대한 보답인사다. 개근상은 강미숙 총무, 아차상은 김정평 산행대장과 내가 받았다. 그리고 2년간 청마를 이끌고 오느라 고생 많이 한 이미선 회장에게는 감사패를 수여하였다.

 

이미선 회장은 이임인사에서 회원 여러분의 덕택으로 아무런 사고 없이 소임을 마치게 되어서 지금 이 시간 너무도 홀가분하고 감사한 마음임을 피력하고 산행에 많이 참석하여 차기 집행부에도 힘을 실어줄 것을 당부하였다.

 

회칙수정에서 중요한 논의가 있었다. 이도선 고문님이 회장으로 취임한 2006년부터 매월 두 번씩 산행을 해 왔는데, 박규성 신임회장의 발의로 월1회로 바꾸자는 안건이 상정되었다. 그대로 월2회로 하되 한번은 산행, 한번은 가벼운 트레킹을 겸한 나들이로 운영하자는 의견도 제시되어 1차 투표에서는 동표가 나오는 것이 아닌가. 기권 없이 모두 의사 표명하도록 하고 재투표하여 1표 차이로 내년부터 월 1회로 바뀌게 되었다. 당장 절반으로 줄이는 것은 아쉬움이 있어 좋은 계절에 특별기획이나 번외로 3회 정도는 계획에 넣어 15회 이상을 산행하자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집행부에 부담을 줄일 수 있어서 좋을 것 같다. 융통성 있게 운영되어 긍정적 결과로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내년 1년을 이렇게 진행해보고 다음 총회에서 장단점을 분석하여 계속하든지, 다시 수정하든지 하면 되니까....

 

수석부회장이 신임회장으로 추대되고 수락인사를 하였다. 그리고 새로운 집행부를 발표하였다. 이용해님이 부회장으로, 김상복님이 총무로, 강미숙님이 여총무로 낙점되었다. 수석부회장에는 강미선님이 추대되었다. 임원은 아직 인선 중이어서 다음에 발표하기로 했다.

새 집행부가 구성되고 내가 축사를 했다. 어제 컴퓨터 앞에서 축사를 적으면서도 괜히 마음이 심쿵(?)해지는 바람에 한참 멍하니 앉아있었는데, 축사를 낭독하면서 어제 그 감정이 스믈스믈 살아나는 것이다. ‘시간이 부족하여 할 수 없다는 사람을 억지로 회장 자리에 앉혀서 마음고생 무지 많이 시켰습니다. 옆에서 도와주겠다는 말은 정말 말뿐이었고, 모든 행사를 직접 챙겨서 처리해 나가야 하는 자리가 바로 회장이라는 자리입니다. 그만큼 돌아보면 나름대로 보람이 있고 기억에 많이 남는 자리이기도 하지요. 2년간 집안 살림보다 우리 청마를 더 챙긴다고 고생한 우리 이미선 회장님께 다시 한 번 뜨거운 박수를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이런 말 정도는 별 대수롭지 않게 해 내야하는데.... 나도 나이를 좀 먹었나보다. 그렇지만 이 말은 우리 회원님들 새겨주시면 정말 좋겠다.

제가 청마와 함께한지 13년이 다되어 갑니다. 곁눈질하지 않고 한우물만 계속 파다보니 청마에서는 과분한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그렇지요.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는 것도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계시는 우리 회원님들도 오래토록 청마와 더불어 좋은 시간 함께 하실 수 있기를 진정으로 기원합니다.’

 

총회를 마치고 식사를 하면서 술을 제법 마셨다. 내가 청마에 처음 들어왔을 때는 모두가 나보다 선임이었는데.... 모두 어디가고 내가 가장 고참이 되었지? 한 자리에 계속 있다는 것도 쉽지 않은 모양이다. 식사를 마치고 지하 노래방으로 내려가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요새는 노래방에 가는 기회도 별로 없었구나. 오랜만에 마이크를 잡고 신나게 몇 곡 불렀다. 하경숙님의 무인도는 언제 들어도 좋다니까.

 

이렇게 이미선 시대가 끝이 나고, 박규성 시대가 도래 했습니다.ㅎㅎ

말씀 드렸지만 우리가 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젊고 새로운 얼굴의 영입이 절실합니다. 이제 여유가 생긴 일요일에는 타 산악회에도 방문하여 인맥도 넓히고 경험도 쌓도록 합시다. 우리 청마의 장점은 더욱 부각될 수도 있을 테고, 부족한 부분은 나은 방향으로 수정할 수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다음 산행은 대전 장태산으로 되어 있었지만, 산행대장의 공지를 보니 경북 상주의 비봉산으로 변경되었네요. 장태산은 가을 단풍이 곱고 둘레길이 걸을 만하다고 해서 내가 추천했지만, 12월 산행지로 어울리지 않아요.

예로부터 낙동강 물길에서 가장 빼어난 절경으로 일컬어지는 곳이 상주의 경천대입니다. 낙동강 제1경으로 꼽히는 경천대는 오랫동안 상주의 대표 경승지로 대접받았는데, 경천대 이외에도 빼어난 낙동강 전망을 보유한 곳이 여럿 있습니다.

그중 첫째로 꼽을 수 있는 곳이 비봉산인데 산세가 봉황이 날개를 펴고 비상하는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이 같은 이름을 얻었다고 하죠. 경천대가 낙동강 물길 서쪽에 자리한다면 비봉산은 강 건너 조금 남쪽에 있으며, 높이는 230m밖에 되지 않지만 비봉산 아래로 펼쳐지는 낙동강 전경은 가히 일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산행은 어느 산이든 마음먹기 나름이라고 봅니다. 품격을 유지하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이니까요. 1218일 만납시다. .